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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몰이창법.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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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몰듯이 "워우워우워~" 하면서 부르는 창법. SG워너비의 대히트로 이렇게 흐느끼면서 부르는 창법이 R&B라고 왜곡되어 알려지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러한 창법이 사용된 대부분의 음악들은 미디엄 템포 발라드였다. 그 밖에도 임재범, 박효신, 환희, 테이도 이쪽 창법으로 많이 알려졌었다.[1]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 가요계에 소몰이 창법 노래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많이 등장했으며, 심지어 밴드 보컬이 소몰이를 하는 등(...) 괴랄한 형태도 성행했다.[2] 그걸 인지한 듯 SG워너비도 3집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한우 300마리 정도였다면 지금은 100마리 정도로 강도가 조금 약하게 소몰이 창법을 한다고 밝혔다. 이런 소몰이창법 노래들의 전성기에는 음악차트의 1위부터 100위까지 거의 대부분의 노래들이 다 이런 소몰이창법의 노래였다. 하지만 이러한 유행도 2006년까지였고, 2007년 원더걸스의 히트로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의 대세가 되면서 현재는 그 추세가 이어져 내려오는 편.

한창 유행할 땐 이에 질린 많은 가수들이 소몰이창법을 대놓고 디스하기도 했다.

너무 싫어요. 그 많은 가수들이 다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창법, 똑같은 빠르기, 똑같은 스타일로 노래하는데, 그걸 어떻게 다 구분하지.
- 박기영

노래를 부를 때 슬프게 불러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노래는 이야기잖아요. 처음 만나자 말자 다짜고짜 울어버리면 어떡해요. 그건 감정의 낭비죠.
- 성시경

가요가 근 10년 동안 계속 징징대며 울고만 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다. 대단한 대중적인 마취작용이다. 감히 사람들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저 대단한 용기. 사람들에게 거의 아무 생각 없이 10년 동안 우는 소리를 노래라 우겨 듣게 만드는 기술이야말로 대단한 기술이다. 대체 어떻게 하길래 그게 가능한 건지, 불가사의하다. 난 그게 정말 궁금하다.
- 김창완

아무리 음반 시장이 불황이라 하더라도 요즘의 가요계는 편식이 심하다. 노래가 편중되다 보니 뮤직비디오도 최루탄성 멜로물에 뻔한 내러티브 등으로 창작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음악 케이블 채널을 보고 있으면 한숨만 나온다. 뮤직비디오 중 80%가 주인공이 다 죽는다. 차에 치여 죽고, 총에 맞아 죽고, 사망전대? 무슨 슬픈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 양현석

냉정하게 보면 굉장히 갑갑하게 들리는 창법, 목에서 소리를 터트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안으로 끌어 먹어버리는 방법을 쓰기에 굵고 탁한 소리가 난다. 물론 가수의 음색이나 성향에 따라서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고 호소력 있게 들리지만, 양산형들은 짤없이 질질 짜는게 문제. 게다가 여기저기에서 따라하는 바람에 차별화도 없다.

물론 이렇게 부르는 노래는 한국사람들의 감성에 맞는지 대중들에게는 아직 좀 먹히는가 싶기는 했지만, 2007년 후반기 부터 '텔미'로 시작되는 후크송 시대가 오자마자 극소수 오리지널들을 제외하곤 깡끄리 절멸하는 바람직한(?) 길을 걸었다. 역시 너무 양산이 많이 되었던 게 문제였다.그리고 후크송도 같은 길을 걷게 된다

이러한 변천과정은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변증법에서 정확히 지적했던 모습이다. 계몽의 변증법에서는 재즈를 예시로 들어 대중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이는 소몰이 창법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새로운 형식이 탄생한 뒤 그것이 인기를 얻으면 그에 편승한 모방자들이 수도 없이 등장하게 되고, 원작자의 작품에서 아주 조그만 부분만을 바꾼뒤 새로운 상품으로 내놓게 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대중문화는 질적으로 하락을 겪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90년대 소위 댄스그룹 열풍, 이후 소몰이창법 열풍, 현재 아이돌과 오디션 열풍에 이르기까지 수도 없이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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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지금은 창법이 꽤 달라졌다.
  • [2] 밴드보컬에 제한을 두는 건 아니지만, 이런 창법은 밴드구성의 필요성이 없다!